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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고향 비선거리~

부용산 2007. 11. 3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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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주말이면 낙엽이 쌓여가는 고향집에서 그동안 잊고 지내던 어머니에 살가운 정과 둥지에 포근함에 잠시나마 세월에 시름을 잊고 고향에 따스한 정경들을 마음껏 취하곤 한다.

아직도 고향에 저녁하늘은 둥근달이 떠오고

차가운 늦바람속엔 저멀리 지나는 철새들에 노래가 들려오고

고향을 잃은 많은 이에 가슴 저린 그리움이 채곡채곡 산등성이에 쌓여간다.

세월에 무게를 버티고선 마을앞 느티나무를 바라다보면 어린시절에 기억들은 멀기만 한데...

바람 앞에 서서 오가는이에 숱한 발걸움을 두툼한 낙엽들위로 감추고 ~ 한없는 기다림으로 서있는 모습이~ 내어머니에 기다림과도 같이 우리내 허물을 덮어주고 그렇게 서있다 .

 

 

어찌보면 사계절이 지나처도 당분간  나에 그리움은 내고향 비선거리를 크게 벗어나지 못할것같다.

아직 남아 있는 오후에 따사로운 했살이 가을빛에 여유로움을 그립게 하듯이 뒷동산에 오르면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고 얼마전 떠나신 아버님이 그토록 공들여 가꾸시던 밤나무 서너구루가 버티고선 모습을 보면 아마도 그 밤나무 또한 자식에 못난 허물을 바라다보며 오래도록 그렇게 서있을 것이다.

능선을 따라 만두봉에 오르면 늘어선 참나무와 잡목들사이로 어느새 쌓인 낙엽들과 말라버린 버섯 그리고 빈밤송이들을 보면 평소 뒷동산에 올라 그토록 열심히 주워모으신 밤송이들이 떠올라 다시금 아버님이 그리워 진다.

 

 

고향은 늘 내마음을 스산하게 하는 안식처다.

도시에 칼바람이 우리를 향해 달려들듯이 고향에 바람과 구름은 내 눈을 향해 거침없이 밀려오는 파도와 같다.

내고향 비선거리~ 정겨움으로 몸서치게하지만 때론 발로 내딛는 고향에 모습은 속절없기만하다.

세월에 지고가는 어머니와 돌아가신 그리운 아버지  그리고 내 유년에 시절들이 고스란히 배여있는 고향.

이런 고향에 빈 들녘에 서면 왠지 친구들이 생각난다.

 

 

 

차가운 밤공기를 느끼며 마당 한켠에 내려서서 밤하늘에 무수한 별자리들을 아무런 생각도 없이 한참을 바라다 본다.

나이가들어 이토록 오랜동안 밤하늘을 바라다보노라면 고향에 밤하늘은 왠지 서럽기까지 하다.

차가운움을 더하는 별자리들은 언제나처럼 서로를 위하며 더욱더 또렸이 빛나고 있는데 밤을 달려 별자리릉 외던 친구들과 오누이들은 마음에 간극을 넘어 다가설수없는 거리에 각자에 자리로 자꾸만 흩어져간다.

사람냄새가 반가운 우리집 강아지와 이웃한 멍멍이에 시끄럽게 짖어대는 소리도 잦아들때즘 ~대문넘어로 들려올것 같은 큰기침소리가 그립다.

 

 

 

마을앞 실개천과 누런옷을 갈아입은 겨울숲은 여전한데 ...

친구들이 살다가 도회지로 떠나버린 고향집들이 줄지어선 골목길을 이리저리 서성이면

지금은 없은 가벼운 침묵과 쓸슬함만이 조용히 기다리고 서있다.

고향은 이런곳이다.

마음에 담아둔 고향

담아도 채울수 없는 고향

조용한 침묵과 기다림으로 세월에 담겨있는 고향이다.

언제나처럼 나를 유년에 모습으로 대하는 고향이지만 하나하나 사라져가는 기억들속에 그리움만 키워가는 고향

구부정한 늙은 소나무와 스러져가는 풀잎들만 무성한 고향

고향은 늘 그렇게 우리를 기다리고 그 기다림에 지처 점점더 낯설음만 더해간다.

 

 

 

내고향이라며 찾아가 이곳저곳을 누비는 나는 누구인가.

고향의 모습들은 옛것의 그리움들이 하나하나 사라져가고 쓸슬함과 가슴속으로 물러가는 향수만이 가득하다.

내가 나를 진정으로 그리워하는 근원이 고향이듯이 

고향은 그렇게 우리를 그리며 싸리문이 철문으로 변한채 세월에 쌓인 녹을 더하며 우리에 발걸움을 기다리며 서로에 닫힌가슴한구석에 서있다.

변변치 않은 시골집 모습조차도 사랑스럽고 따스하게 다가오듯이 그리움이 한으로 변하여도 다시찾는고향

언제나 따스하게 우리를 맞이하는 어머니에 품처럼 내삶이 다하는 날까지 찾아가야할 고향,

 

 

 

이웃집 마당한켠 국화꽃화분에 차가운 달빛이 속절없이 내리고

주인없는 가로등 불빛이 낯설은고향

고향에 들어서는입구인 주막거리와 멀리 공시울넘어로 밤을지키는 공단에 불빛을 바라다보노라면

장에 나가셨다가 어둠속에서 술한잔 걸치시고 돌아오실것 같은 아버님이 그려지는 고향이다.

출처 : 용천6회사랑방
글쓴이 : 정재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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